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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옹(白頭翁)을 아시나요?

봄 햇살 부축 받으며 무덤가에 수줍게 피어난 할미꽃
2022. 04.24(일) 11:38확대축소

시내버스가 승강장을 출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연세가 많아 보이는 여성 노인 한 분이 힘겹게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지 못하고 휘청이며 몸을 가두기가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쓰러움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교통약자 배려석에 빈자리가 없었고 몇몇 젊은이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먼 곳을 보고 있거니 아에 눈을 감고 있었다.
잠시 후 노년의 초입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자 이내 버스는 출발했다.사실 너나 할 것 없이 힘든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대중교퉁에서 자리 양보를 받는 것도 미안한 일이다. 하지만 경로효친사상(敬老孝親思想)이 점점 희박해지고 어른을 경시(輕視)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백두옹(白頭翁:할미꽃)은 신라시대 학자인 설총이 쓴 <화왕계(花王戒)>를 보면 할미꽃이 화왕(꽃임금)인 모란에게 간사하고 요망한 간신을 멀리하고 정직한 충신을 가까이 하라는 직언을 서슴지 않는 ‘백두옹(白頭翁)’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민간에 전해오는 <할미꽃 전설>에는 슬픈 사연을 지닌 꽃으로, 어릴적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이야기를 회상해 본다.

고향마을 뒷동산에 봄이면 진달래와 할미꽃이 유난히 많이 피어났다. 특히 할미꽃은 양지 바른 언덕이나 무덤가에 많았다. 온몸에 하얀 털이 보송보송 나고 꽃대가 구부러진 붉은 자줏빛 할미꽃은 꽃잎이 지고 나면 할머니의 백발 머리카락처럼 꽃술이 나고 씨앗이 멀리멀리 퍼진다.

할미꽃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옛날에 홀어머니가 온갖 고생을 하며 딸 셋을 키워 시집을 보냈다. 큰딸은 부잣집으로, 둘째딸은 잘 나가는 장사꾼 집으로, 막내딸은 가난한 선비네로 시집을 갔다.

어머니는 홀로 외롭게 살다가 세월이 흘러 허리 굽은 할머니가 되었다. 사랑하는 딸들이 보고 싶어 맏딸 집에 갔는데 사흘 만에 눈치가 보여 둘째에게 찾아갔지만 여기도 처음엔 반가워했지만 며칠이 지나니 큰딸과 마찬가지였다.

추운 겨울날,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막내딸을 찾아 길을 떠났다. 막내는 언니들과는 달리 마음이 고운 딸이었다. 이 귀여운 딸을 어서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눈 쌓인 고갯길을 헐레벌떡 올라갔다.

산마루 저 아래쪽에 셋째딸이 사는 마을의 초가집들이 보이자 할머니는 목청껏 소리쳐 막내딸을 불렀지만 기진맥진한 터라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할머니는 딸집을 바라보면서 계속해서 딸을 부르다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다. 마지막 저녁 햇살이 할머니의 야윈 몸 위에 따뜻하게 비치고 있었다.

며칠 후, 막내딸은 어머니가 자기 집을 향하여 언니네 집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추운 날에 혹시나?’하고 신랑과 함께 고개까지 올라왔다. 아뿔싸! 어머니 시신을 발견한 막내는 목 놓아 슬피 울면서 양지바른 곳에 정성껏 어머니를 장사 지냈다.

봄이 되어 어머니 무덤을 찾아가니 무덤 위에 아직까지 본 적 없는 자줏빛 댕기를 닮은 붉은 꽃이 허리를 구부리고 아랫마을을 내려다보듯이 피어 있었다.

사람들은 이 꽃을 할머니의 넋이 꽃이 되었다고 하여 ‘할미꽃’이라 불렀고, 노인의 흰머리 꽃이라 하여 백두옹(白頭翁)이라고도 부른다.


지안 송선숙 기자 sssjoh@hanmail.net        지안 송선숙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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