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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면서 피는 꽃 / 지안 송선숙
2023. 01.12(목) 22:54확대축소

큰 아이는 신발 찍찍이도 붙이지 못하고
엄마 손에 붙들려 내려간다.

한바탕 출근 소동이 일고 난 후
둘째는 다리를 웅크리고 는
“함무니 쉬…”
종종 걸음으로 욕실로 달려간다.

일을 보고 나와 ‘아기돼지 삼형제’를 읽어 달라 한다
많이 들어 내용을 다 외우고 있다
잘못 읽으면 곧바로 지적을 당한다

책장 위 글자들이 아른아른 춤을 춘다
아기돼지 삼형제들 처럼
사이좋은 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침 놀이터는 이별의 정류장이다.
엄마 목을 끌어안고 놓지 않는 아이
목젖이 보이도록 통곡하는 아이
체크무늬 가방을 메고 버스에 오르는 뒷 머리가
몽실몽실 야무지다.

아파트 그림자는 지쳐 늘어지고
플래시몹 을 연출하듯 다시 모여드는 사람들

놀이터 앞 노란 버스가 멈추고 문이 열린다
방글어진 꽃 한 송이가
나풀나풀 날아와 품에 안긴다
"할 머 니. . . "
날마다 순간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한 송이의 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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